경영 악화로 사업 종료를 예고한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이 현 임직원 수를 30% 감축한 뒤 영업을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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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밀은 2차 교섭을 3일 앞두고 돌연 희망퇴직 신청자를 모집하고 있다
1. 푸르밀의 사업종료 철회
푸르밀은 10일 신동환 대표이사, 임직원, 노조 명의의 호소문을 내고 “노동조합의 뼈를 깎는 희생과 도움으로 구조조정 합의에 이르렀다”며 “여기에 주주들의 자금 지원으로 회사를 정상화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됐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존 발표한 11월 30일부 사업 종료를 전격 철회하고, 슬림화된 구조하에 갖춰진 효율성을 바탕으로 회사 영업을 정상화하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푸르밀 경영진은 지난달 17일 사업 종료 소식을 알리며 전 직원 370명에 대한 정리해고를 일방 통보했다.
이후 노조를 중심으로 반발이 일었고, 노사는 같은 달 24일부터 지난 8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교섭을 벌였다. 그리고 이날 직원을 30% 감축하는 대신 사업을 유지하겠다는 결론을 냈다. 사업 종료와 전 직원 정리해고를 선언한 지 24일 만이다. 푸르밀은 감원과 관련해 우선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오는 14일까지 3년 이상 근속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자를 모집하고, 목표 인원인 30%를 채우지 못하면 권고사직을 진행할 방침이다.
2. 푸르밀의 큰 그림이 모두 그려진 것은 아닐지?
푸르밀은 처음부터 이와 같은 그림을 그리고 있었을 것이라고 강하게 추정한다.
사업종료, 이메일 해고 통보 -> 노조와의 교섭 -> 30% 인원 감축 결정 -> 사업 계속 결정
푸르밀은 애초에 50%의 인원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었을 수도 있지만, 언론, 노조, 고용노동부 등의 압박으로 인하여, 30% 인원 감축으로 목표를 하향한 것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선에서는 푸르밀의 노조(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가 회사를 괴롭혀서 푸르밀이 사업 종료를 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있는데, 푸르밀 노조가 타 강성노조들에 비하여 회사와의 이견, 마찰이 그렇게 있지도 않았을 것 같다.
결국 푸르밀은 공장 자동화, 이에 따른 많은 수의 인원 감축이 필요한 상황에서 사업종료를 예고하며 노조 및 임직원들과의 전쟁에서 단숨에 싸움의 우위에 올라선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3. 푸르밀이 욕을 먹는 상황이라 할지라도
근로자, 임직원들에게 노동권이 있다면, 사업주에게는 사업주가 사업을 계속 이어나갈지 말지에 대한 결정을 할 수 있는 경영권이 있고, 이 경영권 역시 노동권과 마찬가지로 존중받아야 한다. 따라서 이번에 푸르밀이 사업을 계속 이어나가지 않고 폐업하여 약 300~400명의 일자리가 없어졌다고 하더라도 그 결정은 존중받았어야 한다(공부하기 싫은 아이한테 자꾸 공부하라고 강요해봤자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는 것처럼).
다만, 300~400명의 임직원을 두고 있는, 심지어 산별노조가 있는 사업장에서도 사업주가 "나 사업 그만둔다?" 라며 헛기침 한번 하면 100명 이상의 임직원이 일자리를 잃는 이와 같은 노동 환경이, 이와 같은 노동 환경을 현실적으로 개선하기 힘든 현실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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